금방이라도 스타일 넘치는 로빈이 차 문을 열고 공중제비를 네 바퀴 정도 한 뒤 하차할 것 같은 제네시스 G80. 근사한 얼굴은 물론, 여심을 흔드는 눈빛과 날렵하고 탄탄한 몸매까지 갖추고 우리에게 돌아왔다. 살 돈이 있어도 아무나 타면 안 될 것 같은 차. 감각적인 멋쟁이가 아니라면 운전석을 열어주지 않을 G80이다. 도로 위의 돼지들은 나란히 서지 마라. 싸그리 오징어가 될 테니까.

파라볼릭 라인(parabolic line) 이라 불리우는 디자인 라인이 그 주인공. 전면부에서 시작되어 부드럽게 시작하다가, B필러에서 트렁크 리드로 떨어지는 라인은 도무지 국산 세단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의 퀄리티다.그 아래에는 휠과 펜더에 볼륨을 강조한 애슬래틱 파워 라인(Athletic power line) 이 받쳐주고, 그러다 보니 이젠 그림자(?)까지 멋있어 보인다. 세타3 2.5T와 람다3 V6 3.5T 엔진, 디젤은 R2 2.2D 엔진을 달아 최고의 동력을 준비했고, 전고를 낮추어 포지션을 낮게 잡았는데, 이게 디자인과 주행능력을 모두 완비한 회심의 일격이라는.

유럽산 자동차들 아니고서야 이제 G80과 겨룰만한 놈이 없다. 프리미엄 없는 k 시리즈? 아님 뒷방 늙은이가 된 그랜저? 쉐보레나 쌍용은 눈에 차지도 않지. 진짜 공공의 적이다. 현대차 제 살 깎아먹기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이런 말이 있다. ‘적의 적은 아군’ 이라고. 대충 만들어 그럴싸하게 내놓는 신차는 이제 현명한 소비자들 앞에선 고철덩어리에 불과하다. 그러니 제네시스, 특히 G80 시리즈가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는 것이겠지.

오래 해먹어라 G80. 그렇게 영원히 모두의 질투를 받는 신인으로 남기를.